수영야류 놀이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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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야류는 마을 공동체가 자발적으로 조직한 야류계가 중심이 되어 정월 초부터 준비된다. 지신밟기를 통해 경비를 마련하고, 탈과 도구 제작 후 탈제를 지낸다. 놀이 전날엔 시박을 통해 배역을 결정하며, 대보름 아침에는 동제당과 샘에서 고사를 지낸다. 밤에는 길놀이를 통해 놀이마당까지 행진하고, 모두가 함께 덧배기춤을 추며 어울린다. 이후 탈놀음 4과장이 진행되며, 마지막으로 탈소각제를 통해 놀이의 마무리와 마을의 안녕을 기원한다.

준비과정과 지신밟기
수영야류의 경비는 지역의 가가호호에 추렴을 하고, 지신밟기에서 얻은 곡식과 돈으로 충당해 하였다. 지신밟기는 들놀음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민속놀이다. 마을의 자발적 조직인 야류계가 주동이 되어 음력 정월 초 3~4일경부터 13일까지 행하는데, 지신밟기패가 수양반역을 중심으로 마을사람들이 한 떼가 되어 집집마다 순방한다. 지신밟기패가 문전에 당도하면 주인은 응분의 전곡을 희사했던 것이다. 수양반역을 맡았던 최한복씨가 말하는 수영지신밟기의 예전 모습은 다음과 같다.
지신밟기패가 대문에 도착하여 대문풀이를 하면 주인 내외가 상에 쌀, 물, 주과 등과 함께 전곡을 얹어 대문 앞에 차려 놓는다. 지신밟기패가 마당으로 들어가 마당풀이를 하면서 한바탕 놀고 수양반이 성주풀이부터 시작하는데 조왕풀이, 장독풀이, 샘 풀이, 마구풀이, 도장풀이, 통시풀이 등을 하고 마지막으로, 소지황금출(掃地黃金出)이요 개문만복래(開門萬福來)라의 대문풀이로 끝맺는다. 그리고 지신밟기 패는 술을 한 잔 마시고 상 위의 곡식과 돈은 가지고 가서 들놀음의 경비로 쓴다.

탈제와 시박
한편으로는, 부정을 타지 않은 일정한 장소에서 들놀음에 쓰일 탈과 여러 가지 도구를 제작한다. 제작자들은 여러 날 동안 정성껏 만들며 부정한 짓을 하지 않는다. 특히 탈 제작이 끝나면, 마당에 만든 탈을 모두 모셔 놓고 간단한 제물을 차려 고사를 지낸다. 놀이가 무사히 마치기를 기원한다고 한다. 이것을 탈 제(假面祭)라 한다.
모든 준비가 끝나면 놀이 날의 앞날인 음력 정월 14일 밤에 시박(試瓠)을 한다. 탈놀음에 출연하기 위하여 각자 연습한 연기를 원로들 앞에서 놀고 심사를 받아서 배역을 결정하는 것으로 오늘날 오디션 받는 것과 같은 것이다.

동제당 고사
대보름날 오전에는 수영야류 탈놀음 놀이꾼들이 풍물을 대동하고 수영지역의 동제당과 먼물 샘에 주․과․포를 정성 들여 차리고 고사를 지낸다. 맨 먼저 산성머리 송씨할매당에서 고사를 지내고, 다음은 수영지역 사람들의 식수인 먼물샘에 나서 최영장군당에 가서 고사를 지낸다. 이것은 새해를 맞은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함과 아울러 들놀음을 무사히 마쳐지기를 비는 의미도 있다고 한다.
이 고사를 지내는 동안에 야류계에서는 밤에 진행할 만반의 준비 작업을 한다. 가장 중요한 일은 각종 등을 마무리하는 것과 놀이마당판의 준비다. 놀이마당인 장터 한 가운데에 장대를 세우고 많은 등을 달 수 있도록 새끼줄로 사방팔방을 버티어 매고 장작불을 피울 자리도 정리한다. 놀이마당 옆에 개복청을 만든다. 개복청이란 탈놀음 놀이꾼들이 옷을 갈아입는 장소다. 놀이꾼의 분장을 사전에 공개하지 않기 위하여 설치한 것이므로 외인의 출입을 금한다. 또한, 한마당춤놀이를 할 때, 등의 촛불에서 떨어지는 촛농을 막기 위해 사용할 종이고깔을 만든다. 이 고깔은 희망자에 한하여 배부하되, 대금은 일정하지 않고 희사 형식으로 받았는데, 수영지역 사람이 아닌 외지인은 반드시 이 고깔을 사야 한마당춤놀이에 참여할 수 있었다고 한다.

길놀이
수영야류를 놀기 전의 사전 행사로 사람들이 먼물샘에 모여 길놀이를 벌인다. 대표적인 출연진은 소등패-연등패-풍물패-길군악패-팔선녀패-수양반-난봉가패-양산도패 등이 저마다 손에 초롱이나 부채 악기 등을 들고 흥겹게 춤을 추면서 길놀이에 들어간다. 목적지는 수영마을 가운데에 있는 시장마당이다. 그곳에서 수영야류 가면극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길놀이꾼들의 차림새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소등패
* 개념 : 소등(小燈)이란 작은 등이란 의미인데, 연등이나 거북등이 상대적으로 큰 데 비하여 작은 등이란 개념으로 부르는 이름이다. 소등은 마을의 소년들이 들고 나섰는데, 놀이판에 도착하면 장소가 어두우므로 세워 놓은 장대에다 이 등불을 매달아 탈놀음판을 밝히는 구실을 했다.
* 복색 : 흰 바지, 저고리에 하얀 고깔을 쓰고, 청사초롱을 들고 행진을 한다.
연등패
* 개념 : 소등이 작은 등이라면 연등은 큰 등이다. 길놀이는 일종의 가장행렬의 성격을 띠기도 하므로 구경꾼들에게 뭔가 볼거리를 제공해 준다는 의미도 있어 여러 가지 등을 만들어 메고 나간다. 화려하게 꾸민 용등, 봉등, 거북등, 연등, 여러 가지 꽃등들을 만들어 선을 보인다. 이러한 등들은 목적지에 도착하면 놀이마당을 밝히는 조명의 구실을 하고, 탈놀이 마당을 장식하는 장식물 구실도 한다.
* 복색 : 소등패처럼 흰 바지 저고리에 고깔을 쓰고 짚신을 신는다.
풍물패
* 개념 : 풍물이란 농악의 다른 이름이다. 사물의 악기와 호적 등으로 내어 주는 반주 음악을 말한다.
* 복색 : 풍물패들은 흰 바지 저고리에 연한 옥색 조끼를 입고 등장한다. 근래에는 흰 두루마기를 입기도 했는데, 요새는 청색 쾌자를 걸치기도 한다. 신발은 짚신을 신는다.
길군악패
* 개념 : 길놀이패를 따라가며 길군악이란 노래를 합창하는 패거리가 있다. 이들은 장구 장단에 맞추어 노래를 부르는데 이것을 ‘길군악’이라 한다.
* 복색 : 옛날에는 자유 복장을 했었지만 지금은 흰 바지 저고리에 조끼를 걸치고 나온다. 요새는 조끼를 입지 않고 머리에 흰 고깔을 쓰고 나온다.
* 가락 : 맨 앞에 장구잽이가 풍물패의 장단에 맞추어 장구로 장단을 메긴다. 부르는 노래는 “산아산아 수영산아 눈비 맞아 백두산아, 에-헤헤, 에-헤헤, 에-헤헤 이여로 산이로구나. / 아동이 마주 보았으나 알지를 못하고(少年相見不相識) 웃으며 손님에게 어디서 오셨는지를 묻더라.(笑問客從何處來) 에-헤헤, 에-헤헤, 에-헤헤 이여로 산이로구나.”를 부른다.
팔선녀패
* 개념 : 팔선녀는 조선시대 김만중의 『구운몽』에 나오는 팔선녀를 본 따서 설정한 것인데 길놀이에 참여하는 기생들을 말한다.
* 복색 : 노랑 저고리에 붉은 통치마를 입고 그 위에 화려한 활옷(정확히 말하면 몽도리==기생이 잔치에 나갈 때 입는 의식용 복장이다. 초록색으로 원삼 비슷한 모양의 겉옷을 입고 붉은 띠를 등 뒤로 매어 드리운다. 이훈종,『민족생활어사전』, 한길사, 1992, 81쪽.)을 입고, 머리에는 화사한 화관족두리를 쓴다. 활옷은 고름이 없는 옷이므로 붉은 띠로 가슴을 둘러매고, 뒤로 묶어 그 자락을 길게 드리운다. 앞쪽의 가슴 아래에서 ‘눈물고름’이라 하여 흰색의 띠 한 줄기를 아래로 드리워서 멋을 부렸는데, 눈물을 닦지는 않고 장식용으로 사용된다.
・ 비녀와 댕기 - 낭자머리를 하고, 연두색 옥잠을 꽂았다. 붉은 도투락댕기를 비녀에 걸어서 양 어깨를 거쳐 가슴으로 내려온다.
・ 소매 - 길놀이를 할 때는 소매에 한삼을 달지 않는다. 길놀이가 끝나고 화관무(花冠舞)를 출 때에는 소매에 한삼을 매달고 나온다. 한삼은 홍, 청, 황, 홍, 녹, 자색의 색동을 띠고, 소매 끝은 흰색의 긴 베를 매달았다.
・ 신발 - 흰색 고무신을 신는다. 4사람씩 두 줄로 줄을 서서 가는데, 오른쪽 손에 청사초롱을 들었다.
수양반
* 개념 : 다섯 양반 중에 으뜸가는 양반이다.
* 복색 : 남색 단령(團領-조선시대 관리가 입었던 관복이다. 목의 둘레를 둥글게 파서 단령이라 한다. 이훈종,『민족생활어사전』, 한길사, 1992, 34쪽.)에 당상관의 흉배를 달고, 사모각대에 목화를 신었다. 원칙적으로는 다섯 양반과 말뚝이 등 출연진이 다 참여해야 하나 보통 대표적으로 수양반만 참여한다.
난봉가패
* 개념 : 난봉가를 부르는 여자 놀이꾼들인데, 나이가 좀 든 퇴역 기생출신들이다. 주로 난봉가를 불러 대며 따라간다.
< 난봉가 >
난봉이 났구나, 난봉이 났구나. 남우집 귀동자 난봉이 났구나,
(후렴)
에헤 에헤 에헤여 어를만 두리둥둥 내사랑만 하노라.
실실동풍에 궂인비 주루룩 오는데 시화야 연풍에 내사랑만 가노라.
(후렴)
에헤 에헤 에헤여 어를만 두리둥둥 내사랑만 하노라.
* 복색 : 치마 저고리의 여성 복장에 지화를 단 고깔을 쓴다. 소고를 들기도 하나 그냥 나오는 수가 많다. 맨 앞에 장고를 둘러멘 여성이 장단을 맞추어 주면 여기에 맞추어 노래를 부르며 행진한다.
양산도패
* 개념 : 양산도를 부르는 남자 한량패들이다. 나이가 좀 든 사람들로 동네에서 살기가 괜찮은 사람들이다. 양산도패는 주로 양산도를 부르며 행렬을 따라간다.
< 양산도가 >
에헤이야 말을 타고서 꽃밭을 가니
자죽자죽이 향내로구나
에헤라 놓아라 아니 못놓으리라
능지를 하여도 나는 못놓겠네.
* 복색 : 옛날에는 자유 복장을 했었지만 지금은 흰 바지 저고리에 조끼를 걸치고 머리에 흰 고깔을 쓴다. 맨 앞에 선 사람이 장구를 메고 나와 쳐주는데, 여기에 맞추어 양산도를 부르며 행진하며 신이 나면 춤도 춘다.
구경꾼
* 개념 : 구경나온 사람들인데, 주로 마을 사람들이고, 인근 마을에서 구경 온 사람들도 있다. 호기심에 차서 뒤따르면서 흥이 나면 추임새를 넣어가며 춤을 추기도 한다.
* 복색 : 마을 사람들이므로 자유복장이다. 그러나 한복이어야 한다.

한마당 춤놀이
길놀이의 행렬이 놀이마당에 모두 도착하면 덧배기춤을 추며 한바탕 춤판이 벌어지기 시작된다. 모두 제 멋에 겨워 허튼춤(亂舞)을 추며 어울려 논다. 이 때에 수영지역 사람들은 물론 타지방 사람들도 이 춤판에 춤을 추고 즐길 수 있다. 춤추는 사람들은 등불에서 떨어지는 촛농을 막기 위하여 야류계에서 준비해 둔 종이고깔을 사서 쓰고 춤을 춘다. 춤을 신명나게 추다가 기운이 진하면 사람들은 놀이마당의 가장자리로 물러서서 쉬거나 막걸리를 마신다. 이때에 재주가 있는 사람이 나서서 갖가지 춤, 노래, 풍물 등 장기를 자랑하면 보는 사람들이 감탄하거나 폭소를 터뜨린다. 그러다가 다시 군무판이 벌어지고 하여 3-4시간 논다. 소학적인 희극․가장․ 갖가지 춤․풍물들의 독특한 기예가 뛰어들어 일대 폭소를 자아내기도 한다. 이것을 그저 “덧배기춤 추고 논다”고 한다.

탈놀음
길놀이의 행렬이 놀이마당에 모두 도착하면 덧배기춤을 추며 한바탕 춤판이 벌어지기 시작된다. 모두 제 멋에 겨워 허튼춤(亂舞)을 추며 어울려 논다. 이 때에 수영지역 사람들은 물론 타지방 사람들도 이 춤판에 춤을 추고 즐길 수 있다. 춤추는 사람들은 등불에서 떨어지는 촛농을 막기 위하여 야류계에서 준비해 둔 종이고깔을 사서 쓰고 춤을 춘다. 춤을 신명나게 추다가 기운이 진하면 사람들은 놀이마당의 가장자리로 물러서서 쉬거나 막걸리를 마신다. 이때에 재주가 있는 사람이 나서서 갖가지 춤, 노래, 풍물 등 장기를 자랑하면 보는 사람들이 감탄하거나 폭소를 터뜨린다. 그러다가 다시 군무판이 벌어지고 하여 3-4시간 논다. 소학적인 희극․가장․ 갖가지 춤․풍물들의 독특한 기예가 뛰어들어 일대 폭소를 자아내기도 한다. 이것을 그저 “덧배기춤 추고 논다”고 한다.

탈 소각제
4과장의 탈놀음이 끝날 때가 되면 자정쯤 된다. 탈놀음이 끝나면 구경꾼들이 놀이마당에 들어와 놀이꾼과 어울려 한바탕 뒤풀이를 즐긴다. 동래의 경우 이 뒷놀이를 반드시 행하는 대신 탈소각제를 행하지 아니했으나 수영의 경우 뒤풀이가 생략되고 바로 탈소각제로 이어지는 수가 많았다고 한다. 그런 뒤에, 놀이꾼들이 탈을 태우며 고사를 올리는 탈소각제를 올린다. 탈놀음 놀이꾼들이 고사상을 차려 놓고, 그 앞에 탈을 모아 불사르며 수영야류를 무사히 마친 것을 감사하고, 고을의 태평과 풍요를 기원함은 물론 각 가정의 행운을 빌며 여러 번 절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