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수영어방놀이 구성과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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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수영어방놀이는 용왕고사로 시작해 다양한 어로 노동요와 유희요로 이어집니다. 각 노래에는 어부들의 협동과 소망, 삶의 애환이 담겨 있으며, 작업의 효율을 높이고 고단함을 달래줍니다. 마지막 칭칭소리는 어로 작업이 아닌 놀이요로, 공동체의 희망과 풍요를 상징합니다.

용왕고사
좌수영어방놀이에서 가장 먼저 거행하는 의례가 바로 용왕고사다. 어부들은 바다에 나가기 전, 바다의 신인 용왕에게 풍어와 안전을 기원하며 제사를 올린다. 이는 단순한 의식이 아니라,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아온 어촌 공동체의 오랜 신앙과 소망이 담긴 중요한 전통이다.
용왕고사에서 부르는 노래는 애조를 띤 간절한 어조로, 바다의 용왕에게 고기가 많이 잡히게 해달라고, 재앙 없이 무사히 돌아오게 해달라고 빈다. 사설을 보면 동서남북과 중앙, 즉 오방의 용왕을 절대적으로 숭배하는 사상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용왕의 은혜가 없으면 고기를 잡을 수도, 마을의 평안을 기대할 수도 없다는 믿음이 어부들 사이에 깊게 자리 잡고 있다.
노래 가사에는 바다 풍랑과 재해를 막아주고, 동서남북에서 놀던 고기가 모두 그물에 들게 해달라는 간절한 바람, 그리고 어촌 사람들의 만수무강과 마을의 번영을 기원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의식이 끝나면 제상에 올렸던 제물을 모두가 둘러앉아 나눠 먹는다. 이는 용왕에게 올린 음식을 함께 나눔으로써 용왕의 축복을 공동체 모두가 함께 누린다는 의미를 지닌다.
이처럼 용왕고사는 좌수영어방놀이의 시작을 알리는 동시에, 어촌 공동체의 단합과 안녕, 풍요를 기원하는 핵심 의례로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내왕소리
내왕소리는 좌수영어방놀이에서 어부들이 줄틀에 매달려 굵은 밧줄을 꼬며 부르는 노동요다. 이 밧줄은 후릿그물의 양쪽 끝에 연결해 고기를 끌어당길 때 사용하는 중요한 도구로, 작업의 효율을 높이고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내왕소리가 불렸다.
‘내왕’이라는 이름은 앞소리꾼과 줄꾼들이 사설을 주고받으며 노래를 이어가는 방식에서 유래했으며, 서로 주고받는 소리라는 뜻을 담고 있다.
내왕소리는 한 사람이 앞소리를 메기고 여러 사람이 뒷소리를 받는 ‘메기고 받기’ 형식으로 진행된다. 노랫말에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 어부로서의 삶과 숙명, 가족을 부양하려는 효친사상, 성가에 대한 의욕, 연애와 회귀의식 등 다양한 민중의 정서가 담겨 있다.
줄을 꼬는 작업은 힘들고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내왕소리를 통해 어부들은 흥을 돋우고 고단함을 잊으며 협동심을 키웠다.
내왕소리는 단순한 노동요를 넘어, 어촌 공동체의 단합과 전통문화를 이어가는 소중한 유산이다.

사리소리
사리소리는 후릿그물로 고기를 잡아 끌어당기는 과정을 놀이화한 어업 노동요다. 실제 어업 현장에서는 마을 사람들과 어부들이 모두 힘을 모아 그물줄을 잡아당기며 고기를 포획했고, 이때 사리소리를 부르며 작업의 박자와 협동을 맞췄다.
사리소리라는 이름은 그물의 ‘사리’에서 유래했으며, 노랫말에는 “이 줄을 놓고 저 줄을 당겨라”, “잡은 고기가 도망가지 않게 바삐 당겨라” 등 작업을 독려하는 구호와, “서쪽 그물은 천천히, 동쪽 그물은 속히”와 같이 효율적인 협동을 유도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한 “서로서로 눈을 맞추라, 처녀총각 눈 맞듯이 고기하고 눈이 맞으면 고기가 많이 잡힌다”는 구절처럼, 어부들의 단결과 소망, 풍어를 기원하는 공동체 정신이 녹아 있다.
사리소리는 단순한 노동요를 넘어, 마을 사람 모두가 참여하는 축제의 장이자, 고단한 작업을 흥겹게 만드는 전통문화유산이다

가래소리
가래소리는 좌수영어방놀이에서 해안이나 뱃전으로 끌어올린 고기를 가래라는 도구로 퍼 담을 때 부르는 노동요다. 고기가 그물에 가득 들면 어부들이 대가래, 중가래, 소가래 등 크기별 가래로 고기를 바구니에 퍼 담고, 이를 아낙네들이 머리에 이고 큰 바구니에 옮기는 모습은 어촌 공동체의 협동과 활기를 잘 보여준다. 가래소리는 전국적으로 다양한 형태로 전승되어 왔으며, 지역에 따라 가사와 가락이 조금씩 다르다. 주로 한 사람이 앞소리를 메기면 여러 사람이 “오호 가래야”, “에라소 가래야” 등 후렴을 받는 형식으로, 박자는 빠르고 흥겨워 작업의 분주함과 어획의 기쁨을 그대로 드러낸다.
노랫말에는 풍어에 대한 환희, 돈을 벌어 자식을 출세시키고 싶은 희망, 고된 어로작업에 대한 한탄, 팔자 좋은 사람들과 자신의 신세를 비교하는 신세타령, 그리고 예쁜 여인에 대한 연정 등 다양한 감정이 담겨 있다. 특히 어획이 많을 때 어부들은 신명이 나서 더욱 빠르고 힘차게 가래소리를 불렀고, 이는 공동체의 단합과 더 나은 삶을 향한 염원을 상징한다.

칭칭소리
칭칭소리는 좌수영어방놀이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유희요로, 풍어의 기쁨을 모두가 함께 나누는 축제의 소리다. 어로작업이 끝나고 고기를 가득 잡아 돌아온 어부들과 선주, 그리고 마을 사람들까지 한데 모여 술과 음식을 나누며 흥겨운 잔치를 벌일 때 부르는 노래가 바로 칭칭소리다.
이때는 어부들의 노고를 위로하고, 풍어의 기쁨을 온 마을이 함께 나누는 대동풀이가 펼쳐진다. 풍물 장단에 맞춰 노래하고 춤추며, 어촌 공동체의 단합과 풍요, 그리고 이듬해의 풍어까지 기원하는 마음이 담긴다.
칭칭소리는 앞의 내왕소리, 사리소리, 가래소리와 달리 노동요가 아니라, 즐겁게 놀 때 부르는 유희요다. 하지만 그 안에는 어부들의 고된 삶에 대한 한탄, 풍어의 환희, 용왕님에 대한 감사, 젊을 때 인생을 즐기고 싶다는 낙천적인 정서, 그리고 인생의 허무감까지 다양한 감정이 녹아 있다.
특히 영남지방에서 널리 불리는 ‘쾌지나 칭칭나네’ 계열의 가락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르며 흥을 돋운다.
칭칭소리는 어촌마을의 공동체 정신과 삶의 희로애락, 그리고 전통문화를 이어가는 소중한 유산으로, 오늘날에도 민속축제와 전통공연에서 재현되며 모두의 어울림과 화합을 상징한다